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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다른 사람

오랜만에 어떤 이에게 공적인 일로 연락을 받았다. 개인적인 것이 섞인 것이기도 하지만 담당자와 연락을 하는 동안 불편함을 느꼈다. 근데 그게 나만 느낀 것은 아니었다. 나와 같은 상황 속 두 사람 보는 불편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들은 돌아가는 우리의 상황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지만 나 스스로는 그 사람 때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수 년간 그 사람을 겪으면서 대화를 할 때마다 이유모를 답답함과 불편감, 기분 나쁨을 느꼈는데 그게 온전히 나만 그런 줄 알았다. 결이 너무 다른 그 사람은 자기 사람에만 친절을 베풀고 타인에게는 박하다. 그는 본인이 논리정연한 사람이다라고 주장하지만 자기 입맛에 맞춰 이야기를 꾸며내는 혀가 긴 사람일 뿐이다. 이제서야 이걸 깨닫다니. 알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내..

일상 2024.10.30

[Orsr PICK] 한강 작가 작품 읽기 _ 흰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든 것이었다. 2018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2013년 겨울에 기획해 2014년에 완성된 초고를 바탕으로 2016년 5월에 처음 펴냈던 책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무력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는 6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흰' 것에 관한 65편의 이야기를 엮여서 만든 자전적 소설인 '흰'은 그 기저에 한강 작가와 작가의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이한 언니의 스토리가 깔려서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페이지와 느낀 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외딴 사택에 살고 있었던 한강 작가의 어머니는 산달이 되기도 전에 양수가 터졌고 홀로 아이를 출산하였으며 그 아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