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 : 산후우울증 상담
주말부터 축축 처지던 몸과 지속되는 우울감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번에 방문했던 보건소에서 간이 산후우울증 검사를 했을 때 점수가 상담을 받아보면 좋다고 하면서 정신건강 복지 센터 번호를 받았고 전화 상담을 하였다.
원래는 보건소에 내방을 하는 상담을 하는데 우선 내가 독박 육아 중이어서 방문이 어렵다고 하여 간단하게 통화만 하였다.
(우선 건강복지센터 직원이 상담사를 연결해주면 상담사와 시간을 잡고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는다.)
나는 이미 내 우울의 원인이 뭔지 알고 있고 이것이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우울감이 있다는 사실을 말했다.
상담사님의 첫 질문이 죽고 싶은 기분이 든 적이 있느냐 인 것은 얼마나 많은 산후우울증을 겪는 여성들이 죽음을 생각 하기에 이런 질문이 첫 질문인가 싶었다.
나는 딱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기보다는 잠에 들면서 굳이 내일 깨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상태를 말할 뿐이었다.
상담사님은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하루에 4,5시간이라도 쉴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떻냐고 하셨고 나는 아이를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여유는 가지기 어렵다라는 답변을 하였다.
우선 전화상담의 결론은 내가 심각할 정도의 우울 수준은 아닌 거 같다고 하셨고 (나 역시 이에 동의했다) 이 부정적 감정이 지속이 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누군가가 바다로 나를 빠뜨리는 것처럼 끌어내리는 것 같은, 위로 올라오기가 많이 힘들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는 꼭 상담을 받아보자고 하셨다.
스스로도 알고 있다.
나에겐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
내가 지금 지쳤다는 것.
짬을 내서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채워서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만들어서 부정적 감정이 나를 잡아삼키지 않게 해야지 🙄
기쁜 일 : 이도 없는 기 이가 났어요
오후에 아기랑 놀아주다가 아기의 입안을 보는데 으응?
뭔가 잇몸에 하얀 줄이 있다.
에에 설마설마 하면서 동영상을 찍었다.
원래 아기 첫니는 6개월쯤 나기 때문에 아직 우리 아기는 5개월이라서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아기가 이가 났다. 첫 니 라니!!
"우와 우리 아기 이가 난거야?" 하면서 아기에게 말하니
아기가 해맑은 얼굴로 웃었다. 헤헤 거리면서
또 이 호르몬의 농간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이 오르면서 눈물이 막 났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도 성장한다는 말이 이런 것일까.
분유가 묻은 것인가 싶어서 손을 씻고 만져보니 까실한 치아가 느껴진다. 우리 아기가 크고 있다.
일하고 있는 신랑에게도, 가족들 톡방에도 아기가 이가 났음을 알렸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아기를 보며 웃으니 아기도 따라서 계속 웃는다. 아기가 나를 보고 웃는다.
치발기를 손에 쥐어주니 꼭꼭 씹는다.
맨날 신랑이랑 이도 없는 기 이도 없는 기 하면서 아기를 놀렸는데 이제 아기가 이가 났다. 세상에 마상에
남들이 들으면 아 그렇구나 할 일인데 내 일이 되니 이리 감정이 요동을 친다.
오전에 우울감에 전화 상담을 했으면서 오후에는 아기의 성장에 기뻐하는 이런 이상한 하루.
육아를 한다는 건 정말 세상에 느껴본 적 없는 감정과 일들로 가득 채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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