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면 진득한 내 시간을 가지고 무언가 연구하듯 책을 보기가 많이 어렵다.
뭔가를 하다가도 아 이거 해야 하는데 하면서 딴 길로 새니까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뭔가 가벼운 책들을 많이 찾게 되는데 나를 아끼는 마음은 그런 점에서 아주 탁월한 책이다.

21년도에 초판이 나온 나를 아끼는 마음은 김져니 작가의 책이다.
사실 나는 김져니 씨가 일러스트레이터인 줄 알았다.
심지어 김져니 씨의 계정을 팔로잉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작가님 죄송합니다..)

영국 일러스트 같은 느낌도 들고 꼬마 니콜라도 생각이 나게 하는 이 그림이 정말 예쁘고 좋아서 그냥 내 맘대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단정 지었나 보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나를 아끼는 마음은 책 제목처럼 스스로를 돌보는 것에 관한 글이다.
조금 너그러워지고 나를 인정하게 만드는 글들이 사랑스럽고 따뜻한 문체로 적혀 있어서 읽는 내내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더불어 에세이와 함께 곁들여진 일러스트는 취향을 정말 저격한다.

수채화와 같은 그 재질도 일상을 예쁘게 담은 색감도 거기에 감각까지 진짜 진짜 좋다.

글로 즐겁고 그림으로 또 한 번 즐거우니 마음이 더 좋아진다.

가벼운 에세이가 필요하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시원한 애플민트티를 한 잔 마시는 기분입니다.
내가 좋았던 페이지들
행복을 느끼는 사람의 마음도 액체처럼 서로 다른 끓는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이는 낮은 온도에서도 행복을 느끼고 어떤 이는 100도의 온도에 다다라야 행복을 겨우 느낀다. (중략) 살면서 다른 욕심들이 생길지라도, 행복을 느끼는 끓는점은 계속 이렇게 낮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낮은 온도에서 사사로운 행복들을 하나씩 즈려밟으며 살고 싶다. p.40
첫째. 내가 좋아하는 일 하기
둘째. 내가 좋아하는 일 한 번 더 하기.
셋째. 내가 좋아하는 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하기.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한 일이다.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는 일이란.
p.44~46
어른이 됐지만,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이 더 많다. 여전히 말이다.
문득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이, 어린 시절에 걸음마를 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뒤뚱뒤뚱 걷다가 자빠져도 손뼉 쳐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과 다시 한번 걸어보자고 일으켜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리고 한 걸은 내디뎠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나를 보며 행복하게 웃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 그림이 그려진다. (중략) 나도 누군가에게 손뼉을 쳐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다. p.52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 번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데 3번 연달아 할 수 있다면 최고 아닐까요.
마음이 힘든 날에는 좋아하는 일을 연달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요즘 이를 응원하며 감동받으며 박수를 치며 행복감을 느낀다.
박수를 받는 일에만 행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박수를 치는 일에도 행복은 있다.
꼭 아기가 아니더라도 손뼉을 쳐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웃음 짓는 충만함을 가져보자.
'오늘의 메모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페이지] 좋은 일본어 (0) | 2025.03.27 |
---|---|
[서평] 소리로 흐르는 육아_장보원 (1) | 2025.03.25 |
[오늘의 페이지] 책 사는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0) | 2025.03.13 |
[오늘의 페이지] 월간 지출 예산 (책 돈 공부를 시작하고 인생의 불안이 사라졌다) (1) | 2025.03.03 |
[오늘의 페이지] 책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0) | 2025.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