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네 회사는 회식을 거의 하지 않고 그 대신 직원들에게 회식비 개념으로 배민을 지원해주곤 했다.
코로나 때 생긴 제도인데 어느새 정착해버린 제도.
너무나 좋은 제도다.
그 대신 몇달에 한 번을 전체 회식을 하는데 그게 이번 달이다. 가도 되겠냐는 신랑의 물음에 그렇게 하라고 대답을 했지만 어쩐지 아찔하다.
왜냐면 신랑이 회식 하는 날은 집에 못 오기 때문이다.
회식을 하면 집에 돌아올 차편도 없을 뿐더러 집에 오더라도 술에 취한 자는 육아에 짐이지 일꾼이 되지 못한다. 🫣
집에 와서 4시간 정도 술냄새만 풍기다 출근한 거라면 시원하게 기숙사에서 하룻밤 자고 출근한 뒤 다음 날 만나는 것이 더 낫다.
지난 겨울 부터 시작하여 세 계절이 지나는 동안 전체 회식은 없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서 흔쾌히 가라고는 했지만 어쩐지 집에 혼자 덩그러니 아기와 밤을 보낼 생각을 하니 오전부터 왠지 쓸쓸하고 육아가 더 외로운 듯하다.
그 마음을 아는지 엄마가 오후에는 놀러와서 저녁을 같이 먹고 집으로 가셨는데 어쩐지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었달까. 운전만 잘 하면 따라나섰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따라 왠지 더 칭얼거리는 아기를 겨우 재우며 밤중수유를 준비하는 마음이 비장하다.
마치 외출 모드인 너낌이랄까.
분유도 미리 세팅해두고 컵라면 처럼 물만 부어줄 예정이다.
아자 아자 할 수 있다. 으라차차 🫡🫡🫡🫡🫡🫡
제발 아무일도 없게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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