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스포가 많으니 드라마를 보실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공개일 : 2024년 8월 23일
회차 : 8부작
제작사 : 스튜디오플로우, SLL
연출 : 모완일
극본 : 손호영
출연 :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 外
포스터 폰트부터 어쩐지 추리 스릴러 느낌 가득한 포스터의 작품 아무숲. 개인적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책 같았다. 🐶🐶
드라마는 시작하면서 4K 영상으로 숲이 등장하고 그 이후에도 색감이 정말 예쁘게 잘 담겨서 미술 감독님 누구야 ~ 하면서 보게 된다. 물론 스토리는 무섭지만 말이다. 👻
작품 줄거리 (스포 가득)
작품은 두 가지 살인 에피소드가 번갈아 가며 나오기 시작한다.
에피 하나
전영하(김윤석)가 운영하는 펜션에 찾아온 수상한 손님(고민시). 아이와 둘이서 방문한 여자에게서는 이상한 기운만이 가득하다. 그들이 머물고 난 이후 너무나도 수상하게 깨끗한 숙소. 화장실에 진동하는 락스냄새. 영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확인한 블랙박스 속 그녀는 혼자 펜션을 떠나는 모습이 남겨져있다. 영하는 절망한다.
그녀가 다녀간 이후 평온했던 영하의 일상은 무너졌다.
에피 둘
구상준(윤계상)이 3년째 정성들여 운영하고 있는 모텔.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상준의 모텔에 수상한 손님이 찾아왔다. 모텔 프런트를 지키던 상준은 무료함을 달래기위해 마신 맥주탓일까 잠에 들어버렸고 하루가 지났다. 다음날 아내와 교대한 이후 쉬러 가는데 운영하는 모텔로 수많은 경찰차와 기자들이 들이닥친다. 알고보니 그 손님은 바로 연쇄살인범이었고 상준의 인생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간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매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멘트.
이는 작품을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가 남긴 말을 변형한 것이라는데, 거의 반대 개념으로 사용된 듯하다.
조지 버클리의 말에서는 "존재하는 것은 지각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나무가 쓰러졌다면 아무도 지각하지 못했기에 소리가 나지 않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작품에서는 아무도 없더라도 소리는 난다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인생의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결과값처럼 쎄한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애써 아니겠지. 아닐 거야 하는 순간들 말이다.
하지만 아니라고 내 자신을 다독여 봐도 절대 아닌 것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
나 말고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고 해서 있던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품을 신랑이랑 같이 보았는데 둘이서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계가 걸린 일에서 나만 모른척하고 넘기면 모두가 모르는 살인이 발생하였다고 하자. 그런데 내가 이를 밝히게 되면 내 인생이 내 가족이 망가져가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하게 되는 것이다.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이 상황을 밝힐 것인가 말 것인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도의적으로는 당연히 밝혀야 되는 것인데.
나는 우연히 이 일에 얽혔다는 이유만으로 인생이 망가진다면 누구나 망설이지 않을까.
작품은 말해준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나무가 쓰러진다면 아무도 듣지는 못했지만 결국 나무는 쓰러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쿵 소리는 났다. 내가 애써 부정하더라도 이미 벌어진 일이다.
내 일이 아니라고 해서 살인이 나와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그저 방관자가 될 것인가. 방관했던 그 일은 다시 화살이 되어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우리는 가해자와 피해자에 집중하게 된다. 그 피해자는 살해당한 당사자겠지. 그리고 그 가족 그런데 작품을 보다 보니 살해당한 장소.
그곳의 주인은 무슨 죄일까.
스크린 도어가 설치되기 이전에 지하철에서 투신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친구와 전시회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로 인해 열차가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왔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적이 있었다. 알고보니 이는 지하철 투신자살 때문이었다.
그때 친구와 기관사님은 괜찮을까. 본인이 운행하고 있는 전차에 사람이 치였는데 그들의 정신적 고통은 괜찮을까? 라는 얘기를 나누었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단순히 가족이 아니더라도.
주위 사람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에게 말이다.
상준의 모텔이 연쇄살인범의 살해 현장이 되면서 상준은 사는게 지옥인 삶으로 변해간다. 살해현장을 목격한 아내, 살해 현장이 되면서 망해버린 모텔에 학폭을 당하는 아들.
보는 내내 감정이 이입돼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해가며 살아가는 시민들이 겪기에는 너무 가혹한 상황이었달까.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작품을 추천하나요? 음. 볼 만은 합니다.
이 작품은 2021년 'JTBC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개인적으로는 내용이 완전히 매끄럽지는 않았다.
모든걸 다 알려주지 않는 작품 설정 이런거는 괜찮았는데 뭔가 디테일이 좀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영상미에 비해 엉성한 요소들이 있고, 에피소드 앞부분에는 힘을 많이 실어서 좀 많이 길게 다루었고, 끝으로 가면 속도가 후다닥 붙으면서 이게 갑자기 이렇게 된다고?
저건 좀.. 이런 부분들이 있었다.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추천
우울함을 싫어한다면 비추
영상미를 좋아한다면 추천
잔인함을 싫어한다면 비추
열심히 싸이코 연기에 도전한 고민시 배우를 끝으로 글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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