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실물수서전> 전시가 5월 1일부터 6월 23일까지 진행된다고 하여 방문하였다.
어린이 도서의 지평을 확장하고, 현장 사서 및 그림책에 관심 있는 시민에게 최신 그림책 동향과 출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는 이번 전시는, 한국그림책출판협회 소속 31개 출판사의 신간도서 247권을 만나볼 수 있다.
휴관일인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무료로 관람이 가능!
어린 시절 주로 읽었던 동화는 디즈니나 이솝 우화 계열이었기 때문에 이런 최신 그림책 콘텐츠가 내게는 신기했기에 지나치지 못하고 슝 들어갔달까.
전시실에는 다양한 동화책 실물과 동화 속 그림들을 벽에 걸어 함께 전시하였다.
생각보다 다양한 디자인에 꽤나 놀라기도 했다.
아트페어에서 만나본다고 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작품들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 날 전시실에 들러서 눈길을 끌었던 4 작품을 소개하자면,
1. 나의 빛나는 친구
저자 : 이세현 / 출판 : 위즈덤하우스 / 발행 : 24.1.20
책소개
도롱이는 밤마다 동그마니 앉아 별을 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지요. 어느 날, 마을에 이상한 빛이 나타납니다. 커다랗고 환한 자판기였지요. 도롱이는 자판기와 친해지려 나무열매도 가져다주고, 주위를 빙빙 맴돌며 말도 걸어 보지만, 자판기는 시큰둥합니다. 두더지에게 자판기는 동그랗고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도롱이는 저 멀리 보이는 동그란 불빛을 향해 길을 나섭니다. 나의 빛나는 친구를 찾아 떠나는 외로운 도깨비 도롱이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여정이 펼쳐집니다. [출처:네이버 도서]
잔잔한 시골 근교의 밤 풍경을 담기 위해 먹색으로 그림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일러스트 하나하나가 다 인상적이었다. 먹색과 대비되는 색상을 배치하여 한층 더 빛을 표현하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소소한 이야기 책.
2. 나는 빵점!
저자 : 한라경 / 그림 : 정인하 / 출판 : 토끼섬 / 발행 : 21.7.26
책소개
누구보다 예쁘고 멋진 게 정말 중요할까요?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습관을 가진 아이,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에게 꼭 필요한 책!
“내 얼굴은 누렇고 네모나. 예쁜 장식도 없고, 달콤하지도 않지. 케이크에 비하면 나는 빵점이야!"
케이크를 본 식빵이 슬픔에 빠졌어요. 자기는 케이크보다 못생겼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식빵을 좋아하는 친구들, 함께 식빵의 진짜 모습을 찾으러 가 볼까요? [출처 : 네이버 도서]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눈길을 끌었던. 빵 굿즈가 있으면 사고 싶었달까. 스티커 만들어주시라요를 외치고 싶었다.
자존감 낮아진 식빵이 본인의 장점을 찾아가는 걸로 만들어진 그림책인데,
그려진 빵들이 하나하나 다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했다.
3. 그 오월의 딸기
저자 : 윤미경/ 그림 : 김동성 / 출판 : 다림 / 발행 : 23.5.18
책소개
“아부지, 딸기가 단디, 하나도 안 달어요.”
“올해 딸기는… 울음소리가 들어서 근갑다.”
딸기는 예뻐요. 발그레 물든 볼이 귀여워요. 우리 집 딸기밭에 딸기는 거저 열린 게 하나도 없대요. 엄마는 예쁜 딸기는 상자에 담고 나한테는 무르고 못생긴 딸기만 줘요. 그런데 이상해요. 올해는 크고 예쁜 딸기가 더 많이 열렸는데 엄마가 내 바구니에만 딸기를 잔뜩 담아 줘요. 온 동네가 순 딸기 천지예요.
상자에 담겨 이리 가고 저리 가며 부지런 떨던 딸기가 딸기밭에 누워만 있어요. 딸기는 더 이상 까르르 행복하게 웃지 않고 병아리처럼 수다를 떨지도 않아요. 어두운 얼굴로 소곤소곤 속삭이는 엄마 아빠처럼요. 참 이상하고 이상했어요. 1980년 5월에 열렸던 그해, 딸기. [출처 : 네이버 도서]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책, 그 오월의 딸기
내 어릴 적에는 이런 역사의 아픔을 담은 동화책을 만나기란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이렇게 그 시기의 슬픔을 담은 그림책도 나오는구나 솔직히 조금 놀랐던 작품이다.
딸기를 좋아하는 소녀는 그 해의 딸기가 풍성하지만 평상시의 달달함을 느끼지 못하고, 그 시기에 광주에서는 10일간 1000명 이상의 시민군들이 군부에 짓밟혔다.
마음 한쪽에 아릿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4. 폭탄을 안은 엄마
저자 : 이근정 / 그림 : 강은옥 / 출판 : 다림 / 발행 : 23.3.6
책소개
토끼 같은 아이들을 두고 아침마다 일하러 나서는 부모와 하루 종일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토끼 엄마가 안은 ‘폭탄’은 매일 아침 헤어져서 저녁에나 볼 수 있는 아이들을 향한 엄마의 애틋한 마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폭탄은 엄마의 퇴근 시간에 맞춰 째깍거리기 시작한다. 회사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성실한 회사원은 그저 아이들을 보고 싶은 평범한 엄마가 되는 것이다.
또한 폭탄은 아이에게 하는 엄마의 약속이다. 매일매일 ‘엄마 언제 와?’ 물어보는 아이들의 속마음엔 작은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질문 속에 ‘엄마가 안 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숨기는 아이들에게, 온갖 역경을 뚫고 집에 가는 토끼 엄마의 모습은 어떤 순간에도 엄마가 곁에 있을 거라는 믿음을 줄 것이다. [출처 : 네이버 도서]
곧 나에게 다가올 미래를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 내가 아이를 가지기까지 가장 망설이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함께할 시간이 없을 텐데 아이를 낳는 게 맞을까? 나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하게 했던.
출근을 해서 퇴근을 기다리는 엄마와 아이들.
돈도 벌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이런 부분들을 그림책으로 담아냈는데 그림이 아주 귀여웠다. 특히 퇴근을 하고 싶어서 집 오는 모습들도 와닿고 대중교통에 파묻힌 모습도 와닿았다.
뭐랄까 지금 현재 글을 쓰면서도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나는 이 동화책이 참 마음에 들어 왔던 것 같다.
사실 그렇게 기대를 하고 들어갔던 전시는 아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그림책들을 구경했다. 23일까지 전시가 진행되는 만큼 짬이 나면 도서관에 가서 그림책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림책들이 반가우면서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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