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혜 지음
미래의 창 출판
평상시에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는 저자는 그 질문을 살짝 비틀어 '좋아하는 게 뭐냐'라고 묻는다면 한도 끝도 없이 대답할 수 있다고 답하였다.
취미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한 가지 활동에 푹 빠져서 그것만 해야 될 거 같은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프롤로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그러하기에 참 공감이 많이 가는 기분이었다.
취미가 꼭 거창할 필요는 없는데 뭔가 아웃풋이 뚜렷이 있고 지속적으로 해오는 무언가가 있어야만 취미 같아지는 기분이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다.
저자는 친구들과 사계절 취미 잡화점인 '호비 Hobby클럽'을 열었다. 친구 셋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 계절별로 멤버들을 모집하고, 멤버들에게 '호비어'라는 이름도 붙어주고, 그렇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함께 취미를 나누는 활동들을 진행했다.
취미의 분야도 다양한다. 식물, 산책, 카메라, 반신욕, 소비, 노래, 요리, 차, 술, 백패킹, 골프, 수상스키, 운전, 여행, 테니스 등 수많은 분야들에서 함께할 호비어들을 찾으며 그들만의 즐거움을 찾아 나간다.
책을 읽고 있자니 책 내용보다 나의 호비 Hobby에는 뭐가 있을까를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소모임을 꾸려 진행하는 베이킹이라던가 난생처음 인터뷰를 진행해 보고 미니 책자를 발간해 본다던가 여름이면 꼭 광안리 바닷가에서 패들보드를 진행하고, 휴일이면 선반 속 오일파스텔과 스케치북을 꺼내어 끄적끄적 그림을 그려본다던가 아트전시회가 열리면 꼭 들러서 감상을 하는 것. 이런 모든 나의 행동들은 꼭 꾸준히 이것만 판다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나의 삶을 밝혀주는 즐거움이었음이 틀림없다.
팩에서 정리한 사전에서 나오는 취미의 의미들은
1.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2.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3. 감흥을 느끼며 마음이 당기는 멋
이다.
전문적이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을 찾으면 그만인 일. 바로 그것이 취미인 것이다.
나에게는 그런 의미에서 취미생활이 참 중요한 듯싶다. 소소한 즐거움이 소중한 인간인 나로서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즐기는 순간들이 모여서 나를 또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려보내주기 때문이다.
책에서 참 와닿았던 부분들을 들여다보자면,
걷기는 현재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단순한 행위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의 냄새를 맡고, 해를 고스란히 받으며, 주변의 자연을 보며 새삼스럽게 놀란다.(중략) 계절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감사함을 느끼는 일, 지나가다 테라스가 있는 카페를 발견하고 다음에 꼭 가보자며 약속하는 일...
취미를 판다는 말이 참 좋았다. 취미로 만든 물건이나 결과가 아니라 취미를 같이 하자는 그 말이. 취미의 결과를 팔기 시작하면 더 이상 순수하게 즐기기 어려울 것이다. 취미는 취미로 남겨두고, 함께하자는 말, 취미를 판다는 그 말이 너무 좋아서 더 많은 사람이 나에게 취미를 팔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일상이 느슨해질 때마다 사람들의 취미를 기웃거리면서도 밀도를 채울 수 있을 테니까.
내 일살도 가볍게 흩날리지 않고, 새콤달콤하면서도 밀도 있게 가득 채워져서 풍성한 향이 나면 좋겠다. 보기에만 번지르르하지 않고, 속이 꽉 찼으면 좋겠다. 그 꽉 찬 밀도는 나 혼자만 알더라도 (중략) 당신의 여백에 좋아하는 것들만 꾹꾹 눌러 담을 수 있기를. 그리고 밀도를 채우면서도 공기가 통할 수 있게 숭덩숭덩 공간을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나에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거름망 삼아 흘러가는 취미들을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
책 속 글들을 보면서 나랑 같은 취미가 있을 때는 그 감각들의 유사성을 비교해보기도 하였고, 취미를 판다는 말에 감탄을 해보기도 하고. 내가 가진 취미들과 내가 가진 가치들을 결부시켜서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도 생각하게 한다. 왠지 나를 갉아먹는 취미보다는 즐거우면서 건강한 취미를 가지고 싶게 한달까. (하하)
덕분에 내 소소한 취미들이 더 소중해지기도 하고, 조금 줄여야 하나 싶은 것도 있었다. (like 넷플릭스 & 유튜브 알고리즘)
물론 너무나 소중한 콘텐츠 들이지만 가끔은 일상을 헤치기도 하니까.
작가가 책 속에서 사람들에게 각자만의 호비 Hobby노트를 만들 수 있는 질문들을 해놓았다.
1. 우울하거나 화날 때 기분 전환을 위해 하는 행동은?
2.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료는?
3.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나 액티비티는?
4.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것은?
5. 지금까지 여행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은?
6. 여행지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7.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은?
8.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9. 내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은?
10. 내가 생각하는 취미란?
11. 내내 옆에 두고 싶은 책은?
질문들에 답을 하면서 스스로의 취미와 취향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저자가 본인의 모든 취미들을 굉장히 애정하고 그렇기에 그런 마음들이 글에 꾹꾹 눌러 담아 나오는 것이 참 좋았다. 그리고 내가 나도 딱 정하진 않았지만 스스로의 취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호비 Hobby 클럽을 만드는 일. 나 역시도 너무 해보고 싶다는 많이 들었고, 지인들에게 너의 호비는 무엇이니 묻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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