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녀는 자주 잊었다.
자신의 몸이(우리 모두의 몸이) 모래의 집이란 걸.
부스러져왔으며 부스러지고 있다는 걸.
끈질기게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다는 걸.
평소에 인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누구도 모래가 되어가는 과정을 피할 수는 없다.
결국 부스러질 무언가인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런 생각의 과정을 거치는 사이에도
우리는 끈질기게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겠지.
허무함과 공허함.
그 헛헛함이 하얗게 부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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